레디스는 싱글 쓰레드로 동작하므로, 단일 명령의 처리는 원자적으로 동작하여 경합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명령을 한번에 수행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서로 다른 레디스 클라이언트에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한번에 여러 명령을 보낸다면, 각 클라이언트의 여러 명령이 뒤섞여 실행되며, 이로 인해 경합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크게 Redis Transaction과 Lua Script 이렇게 2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Redis Transaction
레디스는 트랜잭션을 지원한다. 트랜잭션을 사용하여 다수의 커맨드를 원자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레디스 트랜잭션을 구성하는 커맨드
레디스 트랜잭션은 다수의 레디스 커맨드를 한번에 수행될 수 있도록 해준다. 레디스 트랜잭션에서 주요하게 사용되는 커맨드는 아래 5가지이다. 이를 간단히 알아보자.
MULTI
: 호출하게 되면 레디스 커맨드를 실행하게 된다. 이 커맨드는 항상 OK로 응답하며, 이 커맨드가 호출된 시점부터 유저는 다수의 커맨드를 입력할 수 있다. MULTI가 호출된 이후에 입력된 커맨드는 즉시 실행되는 대신, 큐에 쌓이게 된다.EXEC
: MULTI가 호출된 이후 입력된 커맨드를 한번에 실행하고 트랜잭션을 끝낸다. EXEC이 호출되면 큐에 쌓인 모든 개별 커맨드가 반환한 요소들을 순서대로 묶어 배열로 반환한다.DISCARD
: EXEC 대신 DISCARD를 호출하면, 큐에 쌓인 모든 명령을 버리고(flush) 트랜잭션을 끝낸다.WATCH
: 후술할 낙관적 락(optimistic lock)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커맨드이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 낙관적 락에 해두었다.UNWATCH
: WATCH 해둔 키들의 WATCH를 취소할 때 사용된다.
MULTI
커맨드 이후로 실행된 명령은 모두 QUEUED 라는 상태 응답을 반환한다.
레디스 트랜잭션이 보장하는 것
레디스 트랜잭션은 아래 2가지를 보장한다.
- 레디스 트랜잭션이 실행되는 중에는 다른 클라이언트가 보낸 레디스 커맨드는 실행되지 않음을 보장한다. 즉, 레디스 트랜잭션 사이에는 다른 클라이언트가 보낸 요청이 개입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트랜잭션이 격리된 명령으로 직렬화되어 실행됨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EXEC
커맨드가 실행되지 않으면, 트랜잭션의 모든 명령은 수행되지 않는다. 만일 트랜잭션 도중EXEC
이 호출되기 전에 네트워크 문제로 연결이 유실되었다면, 어떤 작업도 수행되지 않는다.
트랜잭션에서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
아래와 같은 두가지 문제상황에서는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
EXEC
을 실행하기 전에, 즉 커맨드를 큐에 적재하기 전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커맨드가 문법적으로 잘못된 경우, 메모리 부족과 같이 심각한 상황인 경우EXEC
을 실행한 이후 문제가 발생한 경우: 잘못된 커맨드를 실행한 경우 (List에만 수행할 수 있는 커맨드를 String에 수행하는 등)
(2.6.5 버전 이후 부터는) 트랜잭션 중 에러가 발생하면, 큐에 명령이 쌓이는 동안 에러가 발생했다면, EXEC
시점에 해당 트랜잭션을 실행하지 않는다.
127.0.0.1:6379> MULTI
OK
127.0.0.1:6379(TX)> SET a
(error) ERR wrong number of arguments for 'set' command
127.0.0.1:6379(TX)> SET b 1
QUEUED
127.0.0.1:6379(TX)> SET c
(error) ERR wrong number of arguments for 'set' command
127.0.0.1:6379(TX)> SET d 1
QUEUED
127.0.0.1:6379(TX)> EXEC
(error) EXECABORT Transaction discarded because of previous errors.
127.0.0.1:6379> GET b
(nil)
CAS 알고리즘을 사용한 낙관적 락
우선 CAS(Check-And-Set 혹은 Compare-And-Swap) 알고리즘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CAS 알고리즘은 아래의 3가지 단계를 통해 락을 사용하지 않고도, 멀티쓰레드 환경에서 쓰레드간 동기화를 달성할 수 있다.
- 데이터 조회: 변경할 대상의 데이터를 조회한다.
- 데이터 비교: 대상 데이터가 예상 데이터와 동일한지 비교한다.
- 데이터 변경: 예상 데이터와 동일하다면 새로운 값으로 데이터를 변경하고, 그렇지 않다면 데이터를 변경하지 않는다.
레디스에서는 WATCH
커맨드를 사용해서 트랜잭션 내에서 CAS 알고리즘을 사용한 낙관적 락을 구현할 수 있다. 레디스는 WATCH
커맨드로 지정한 키의 변경사항을 감지한다. 만일 EXEC
하기 전에 WATCH
된 키가 하나 이상 변경된 것이 감지되었다면, 트랜잭션은 중단되고 EXEC
은 Null 응답을 반환하여 트랜잭션이 실패했음을 알린다.
WATCH
는 여러번 호출될 수 있으며, UNWATCH
커맨드를 통해 이미 WATCH
된 키를 변경감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6.0.9 버전 이전에는, WATCH한 키가 만료되어 트랜잭션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었나본데, 6.0.9 버전 이후에는 그렇지 않도록 변경되었다고 한다.
레디스는 롤백을 지원하지 않는다
레디스는 성능상의 문제로 롤백을 지원하지 않는다. 일단 EXEC 명령을 사용해 트랜잭션을 실행하면, 그 안에 있는 명령들이 실행되거나 실패하는 중에 이를 중단하거나 되돌릴 수 없다. ‘트랜잭션 중 에러가 발생하면, 큐에 쌓인 명령들을 실행하지 않고 트랜잭션을 취소한다고 했는데, 이게 롤백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전통적인 RDBMS는 트랜잭션 격리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를 들어 READ UNCOMMITTED 일 경우, 커밋되지 않은 트랜잭션이 변경한 데이터를 실제 다른 트랜잭션에서 읽을 수 있다. 실제 INSERT, UPDATE 와 같은 쿼리문이 실행되어 데이터베이스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트랜잭션 중 에러가 발생한 경우 복잡한 롤백 메커니즘을 통해, 명령이 실행되기 전의 상태로 데이터베이스를 되돌린다.
반면 레디스 트랜잭션은 EXEC
이 실행되기전 까지 명령을 수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트랜잭션 중 에러가 발생했을 때, 이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롤백보다는 실행 거부 내지 실행 취소에 가깝다. 이는 실행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즉 롤백 메커니즘이 아니다.
Scripting with Lua
레디스 서버에서는 Lua 라는 스크립트 언어를 실행할 수 있다. 내가 알기로는 Lua는 게임 개발이나 모딩(modding) 쪽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메이플스토리에서도 공식 지원한다), 레디스에서도 여러 레디스 명령을 원자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Lua가 사용된다. 즉, 레디스는 Lua 스크립트의 원자적 실행을 보장한다.
레디스에서 Lua 스크립트는 아래의 3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다.
- 지역성 (Locality): Lua 스크립트는 클라이언트가 아닌 레디스 서버에서 실행된다. 클라이언트가 데이터를 조회하여 연산하고 다시 서버에 반영하는 과정에는 여러번의 통신이 발생한다. 반면 Lua 스크립트를 사용하면, 연산이 데이터가 저장된 위치(레디스 서버)에서 실행되므로 더 효율적이다.
- 원자성 (Atomicity): 레디스에서 Lua 스크립트가 실행되면, 모든 서버 활동이 블로킹된다. 즉, 스크립트의 실행이 완료될 때까지 다른 명령이 중간에 개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 간단한 기능 구성 (Composition of simple capabilities): 레디스가 지원하지 않는 아주 간단한 기능을 직접 스크립트로 만들어서 실행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사실 복잡할 것 없이, ‘Lua 스크립트로 작성된 명령을 실행할 때에는 레디스 서버 활동을 블로킹 하는’ 방식으로 원자성을 보장하는 원리이다. 그 외의 레디스에서 Lua 스크립트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Redis 공식 문서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Redis Pipelining은 원자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레디스엔 트랜잭션과 비슷해보이는 파이프라인이란 개념이 존재한다. 파이프라인은 여러 명령을 일괄적으로 레디스 서버에 전송할 수 있게 해주고, 모든 응답을 한번에 수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1000개의 커맨드를 요청해야한다고 가정했을 때, 파이프라인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1000번의 네트워크 요청이 발생하지만, 파이프라인을 사용했다면 1번의 네트워크 요청으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즉, 파이프라인을 사용하여 RTT(round-trip time)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랜잭션이나 Lua 스크립트도 마찬가지다).
Spring Data Redis 등을 사용하면 더 멋지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아래와 같이 단순히 여러 명령을 묶어서 레디스 서버로 전송하는 것 뿐이다.
$ (printf "PING\r\nPING\r\nPING\r\n"; sleep 1) | nc localhost 6379
이는 트랜잭션이나 Lua 스크립트를 사용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원자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파이프라인은 트랜잭션 보다는 단순히 Bulk 혹은 Batch 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생각하는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