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테코에서 찾은 나만의 효과적인 공부법

우아한테크코스에서는 매 레벨마다 글쓰기 미션이 주어진다. 이 글은 레벨2 '우테코에서 찾은 나만의 효과적인 공부법' 주제의 글쓰기 미션에 제출한 글이다. (원본)

전통적인 교육, 그리고 우아한테크코스

우리는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며 책상에 가만히 앉은 상태로 지식이 주입되는 그런 교육에 익숙합니다. 그런 교육에는 주관과 비판적 사고가 결여되어있죠. 이런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거쳐 간 우리들 대부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잊은 지 오래 일 것입니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로, 높은 점수를 위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한 학습만을 해온 우리는 학습의 본질을 잊은 채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요?

일방적으로 답을 알려주는 교육은 교육받는 이로부터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한 고민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정의해준 문제를 남이 정해놓은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의미 있는 학습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학생을 찾아볼 수 없는 교육에서 우리는 정말로 본질을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을까요?

우아한테크코스는 일방적인 강의를 진행하며 답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닙니다. 우테코는 강의 이전에 잘 설계된 미션, 그리고 관련된 최소한의 지식이나 키워드만을 크루들에게 던져줍니다. 그리고 크루들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해결 방법이 아닌 자신만의 해결 방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탐색 해야 합니다. 피교육자는 지식보다 문제를 먼저 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그렇게 크루들은 자신이 직접 학습한 지식의 필요성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동기 기반의 학습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미션에 대한 강의는 미션 중간이나 미션이 끝난 시점에야 비로소 진행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끝마치고, 이미 자신만의 해결 방법을 만들어낸 상황에서 듣는 강의는 우리에게 '정답'이 아닌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 이죠. 이 과정에서 잘못 알고 있던 내용을 교정할 수 있고, 모호하게 알고 있던 부분이 좀 더 선명해지게 됩니다. 이를 흔히 플립러닝이라고 부르며, 우아한테크코스는 이런 학습 방식을 '야생 학습'이라고 부릅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각자의 문제 해결 방법은 누구에게도 평가되거나, 채점되지 않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피드백과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만이 존재할 뿐이죠.

우테코에서 발견한 나만의 학습 방법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맹목적으로 남이 전달해주는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태도는 유의미한 성장을 끌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습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학습 방법이 있을까요? 한 사람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 학습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사람 모두는 각기 다른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저도 누군가의 학습 방법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나에게 맞는 학습 방법을 발견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어느 정도 제게 맞는 학습 방법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아래 3단계를 반복하며 학습합니다.

1. 정의하기

이미 알고 있지만 더 깊게 알고 싶은 개념이라면, 알고 있는 개념에 대한 설명 혹은 정의를 그대로 적습니다. 새롭게 공부해보고 싶은 개념이라면 책이나 공신력 있는 문서를 참고하여 해당 개념의 정의나 내용이 잘 설명된 문장을 찾아 적습니다.

의존성 주입이 뭐지? ⇒ '객체 간 의존성을 클래스 외부에서 주입하는 것'

2. 키워드 발견

적은 문장에서 핵심 키워드, 특히 잘 모르고 있는 키워드를 발견하고, '1. 정의하기' 단계를 다시 수행합니다. 이 과정을 일정 수준까지 반복하여 최초 공부하고자 했던 개념과 관련된 여러 문장을 도출합니다.

'클래스 간 의존성을 클래스 외부에서 주입하는 것' ⇒ 의존성이 뭐지? ⇒ '의존성은 코드에서 두 모듈 간의 연결' ⇒ '두 모듈 간의 연결'이 뭐지? ⇒ ...

3. 왜?

도출된 모든 문장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건 왜 사용하는 거지?', '이건 왜 존재하는 거지?', '왜 굳이 이런 방법으로 하는 거지?',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

위 방법은 '완전히 모르고 있는 새로운 개념을 공부할 때' 와 '아는 개념을 실제는 어느 정도 깊이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검증'할 때 둘 다 유효합니다. 학습이 가장 어렵고 막막할 때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태'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위 과정을 거치면 깊은 학습과 동시에, 지금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록하고, 공유하고, 설명하기

저는 '학습을 마쳤다'의 기준을 '학습 과정에서 이해하고 깨달은 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로 판단합니다. 이를 확인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 크루들에게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설명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학습한 내용에 관해 설명하다 보면, 내가 어떤 부분에 있어 학습이 부족한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거든요. 하지만 24시간 내내 나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들어줄 천사 같은 크루는 아마 만나기 어렵겠죠.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바로 블로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날 공부한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다른 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그 과정에서 메타인지가 향상되는 경험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기준으로 우테코 시작 이후에 작성한 블로그 포스트가 36개입니다. 약 3일에 한 번꼴로 글을 쓴 것 같아요. 이렇게 글쓰기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성장이 지체되는 것 같은 불안감이 오더라도 그간 작성한 블로그 포스트를 돌아보며 '맞아. 그래도 나 이런 것들을 공부했었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블로그 포스팅은 학습의 정량적인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스터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레벨1 중반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한 주간 공부한 개념을 자유주제로 발표하는 '우아한 WIL(Weekly, I Learned)' 라는 스터디를 만들었습니다. 이 스터디에서 매주 제가 블로그에 적은 내용을 다시 한번 발화의 형태로 다른 크루들에게 설명하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잡담하고, 토론하기

예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확신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야 깊이 있게 학습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 이겠지요. 그렇다 보니 틀린 내 생각을 남에게 드러내기를 두려워했고, 남의 의견에 대해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테코에서의 저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사옥에는 곳곳에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그만큼 우형은 잡담을 중요시하는데요, 그런 문화는 자연스레 우테코에도 녹아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미션에 열중하다 보니 잡담의 주제도 미션과 관련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잡담 중에는 서로의 의견 차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크루들은 서로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자리를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의견 교환에 적극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혼자서 공부하다 보면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의견을 주고받아 보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확장되는 것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책 '함께 자라기'에서는 '삼투압적 의사소통'이라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맥락은 조금 다르겠지만, 우테코에서 오프라인으로 다른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모여있는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점이 이런 것들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며

우테코는 타인의 생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과거의 나로부터 탈피하여,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인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기인 것 같습니다. 다른 모든 크루분들도 동의되지 않은 권위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