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4기 회고 - 2주차

@Hudi · February 20, 2022 · 6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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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

우아한테크코스는 온보딩 기간 중 서로간의 친목과 소프트스킬 증진을 위해 오프라인시에는 연극을, 온라인시에는 화상회의 앱을 통해 보이는 라디오를 크루 모두가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번 주 목요일 보이는 라디오가 드디어 끝났다. 우리 조는 토닉, 루키, 돌범, 준찌, 블링이 한 조로 이루어져 '프론트엔드 vs 백엔드 누가 더 꿀을 빠는가?' 라는 주제로 프론트엔드 백엔드 양측 논객이 토론을 하는 컨셉으로 진행됐다. 물론 프론트엔드, 백엔드 어느 한쪽도 꿀을 더 빠는 쪽은 없기에, 토론 중간에 모든 논객이 회사에서 긴급한 기술 이슈가 발생해 급하게 토론장을 나가며 웃픈 새드엔딩으로 끝난다 😂

토닉과 루키가 백엔드 논객을, 준찌와 블링은 프론트엔드 논객 역할을 담당하고 돌범은 방청객, 나는 사회자 역할을 맡게되었다. 한번도 남들 앞에서 연기를 해본적이 없어서 과연 내가 능청스럽게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비대면인 영향도 있겠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긴장도 안되고 재미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너무 걱정이 과했던 것 일까.

아쉬웠던 점은 내가 사회자 역할을 맡다보니 무언가 웃긴 이야기나 행동을 하기보다는 진지하게 진행하는 연기가 주 되었다는 점 이다. 더 도전을 해봤으면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조금 남아있다.

회의를 할 때 자연스럽게 내가 일정 조율, 의견 조율, 할 일 정리 등 진행을 내가 맡게 되었다. 이전에는 내가 무언가 직접 진행하고, 리드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아한테크코스를 기점으로 바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처럼 내 자신을 숨기기 보다 조금 더 드러내려 연습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회의 진행도 담당하게 된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다른 크루분들께서 진행을 깔끔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도 여태껏 몰랐던 내가 잘하는 것을 도전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의미있는 교육에 대한 고찰

'왜?' 가 사라진 교실

우리는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며 주관과 비판적 사고없이 수동적으로 지식이 주입되는 교육에 익숙해져왔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교육과정을 거쳐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고를 거세하는' 교육과정에 길들여져,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잊은지 오래 일 것이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채로, 점수를 위한, 시험을 잘 보기 위한 학습만을 강요하는 환경에서 우리는 중요한 본질을 잊은 채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일방적으로 답을 알려주는 교육은 피교육자가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한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 이다. 한국의 교육은 피교육자가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남이 정의해준 문제를 남이 정해놓은 해결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있는 학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학생을 찾아볼 수 없는 경직된 교육 아래에서 우리는 진정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동기 기반의 교육

좋은 교육은 피교육자의 적극적인 동기에 기반되어야 한다. 학습에 대한 동기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호기심이 해소되는 과정은 꽤나 큰 행복감을 준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 과정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과정이 극도로 생략되어 있다. 문제에 대한 인식 과정이 없으니 문제를 왜 해결 해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상태에서 무작정 해결 방법만을 주입하려 하니 도대체 공부가 재미가 있을 수가 있겠는가.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흔하게 볼멘소리로 내뱉는 '대체 왜 이걸 공부해야 하는거야?' 라는 말은 이 문제를 강하게 관통한다. 어른들의 '다 사회에서 쓸모가 있으니까 배우는거지, 사회 나가보면 안다' 라는 이야기는 썩 속시원하게 들리지 않는다. 당장 필요성이 와닿지 않는데 어떻게 즐겁게 공부하겠는가! 내가 배운 이 수많은 것들이 어디에 쓰일지도 모르겠는데.

배움은 원래 재밌는 것이고, 재밌어야한다. 학창시절 공부랑 담을 쌓은 친구도 과학시간에 선생님이 틀어주신 스펀지 과학 실험 영상은 즐겁게 보지 않았는가?

우아한테크코스는 일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답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니다. 우아한테크코스는 크루들에게 일방적인 강의등을 제공하지 않고 일단 무작정 미션을 수행하도록 한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해결 방법이 아닌 자신만의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탐색 해야한다. 지식보다 문제가 먼저 주어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렇게 학습한 피교육자는 자신이 직접 학습한 지식의 필요성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동기 기반의 학습이다.

미션에 대한 강의는 미션을 모두가 끝마친 다음에야 비로소 진행된다. 이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끝 마치고, 자신만의 해결방법을 만들어낸 상황에서 듣는 강의는 '정답' 이 아닌 '새로운 관점' 이다. 이 과정에서 잘못 알고 있던 내용을 교정할 수 있고, 모호하게 알고 있던 부분이 좀 더 선명해지게 된다. 이를 흔히 플립러닝 (역진행 수업) 이라고 한다. 우아한테크코스는 '야생 학습' 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우아한테크코스의 코치분들도 직접 답을 알려주지 않고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거나, 의도적으로 반대 관점의 주장을 해주시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도록 도와주신다.

진짜 제대로된 학습은 피교육자 스스로가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해야하며,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피교육자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기가 기반이 되어 즐거운 학습을 추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왜 배우는거야?' 라는 물음을 해결해주지 않는 교육은 실패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같이 변화가 빠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에 익숙해져야한다. 이런 우테코의 고민은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의 한명의 개발자를 양성하기까지 에 자세히 나와있다.

우아한테크코스는 미션을 수행하면서도 페어 프로그래밍, 코드리뷰를 통해 빠르고, 잦은 피드백을 받으며 자신의 사고를 꾸준히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주변의 여러 크루들과 여러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존재한다.

나도 언젠간 교육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아한테크코스의 교육 철학이 나의 교육 철학과 많은 부분이 비슷한 것 같다. 그렇다보니 조금 열을 내어 글을 작성한 것 같다 😅

팀 회고에 대하여

포비의 회고 강의를 듣고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회고가 필요한 이유

소프트웨어 개발에 왜 회고가 필요할까? 학습을 통해 구체적인 행동 계획 (Action Plan) 을 찾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회고를 통해 꼭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찾지 않아도 된다. 회고는 감정 공유를 통해 행복감을 얻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한다. 기분이 나빴다면 기분이 나빴던 점을 부드럽게 주고받으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공유하는 것도 가치있다. 아니면 그냥 스스로 감정을 혼자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좋은 회고란

좋은 이야기만 오고 가는 회고는 학습을 통한 개선과 행복감 둘다 얻기 힘들다. 좋았던 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반드시 개선할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분명 상대에 대한 좋지 않은 점을 이야기 하다가 갈등이 생기는 것이 두려울수도 있지만, 쌓이고 쌓인 감정이 한 순간 폭발하는 것은 좀 더 돌이키기 힘들다고 한다. 회고를 통해서 쌓인 감정을 작은 단위로, 자주, 빠르게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지속 가능한 팀' 을 만든다고 한다.

회고를 할 때 주의점은 '난 너가 싫어' 화법이 아닌 '난 너의 이런 행동이 싫어서,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화법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즉, 사람이 주어가 되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행동을 이야기할 때에는 구체적인 행동, 상황을 공유하고 그 순간 느낀 감정을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이야기들

우테코에 대한 감사

포수타에서 포비는 백엔드가 20:1 가량, 프론트엔드가 12~13:1 가량이라고 해주셨다. 정말 많은 지원자 중 나를 선택해준, 훌륭한 교육과정을 함께할 수 있게 해준, 지금 살아온 내 삶을 인정해준 우테코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이 소중한 기회를 헛되게 보내면 안되겠다는 마음 뿐이다.

또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곤란하지만 우아한테크코스는 크루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대외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혜택보다 학습에 진심인 사람을 선발하려 노력했다는 점이 정말 멋진 것 같다.

권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학습

권위자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좋은 학습이 아니라고 한다. 일단 공부하고자 하는 개념에 대해 끝까지 공부해서 이해한 다음, 어느정도 수준까지 수용할지는 학습자의 몫 이라고 한다.

메타인지

이번주에 브라운의 메타인지 수업을 듣게 되었다.

메타인지란 인지에 대한 인지, 생각에 대한 생각이다. 메타인지를 높이면 '내가 지금 이해했다고 생각한 이 지식을 내가 정말로 이해했을까?',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등의 생각을 통해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도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메타인지는 글을 쓰거나, 발화를 하면서 효과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목적 중 하나가 '내가 모르는 것이 무언인지 알기 위해서' 였는데, 알고 보니 이런 것들이 메타인지 향상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메타인지 향상을 위해 우아한테크코스는 학습로그 작성과 학습로그 말하기를 운영한다.

디자인패턴 공부

이전에는 디자인 패턴을 일찍 공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디자인 패턴을 먼저 공부하는것은 그닥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브라운과 구구 코치님이 같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디자인 패턴을 먼저 배워서 내 코드를 디자인 패턴에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코드에서 뭔가 패턴이 보이면 그것과 비슷한 패턴을 알아보는 방식의 학습이 도움이 될 듯 하다. 위에서 말한 동기 기반의 학습과 통하는 부분인 것 같다.

@Hudi
꾸준히, 의미있는 학습을 기록하기 위한 공간입니다.